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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리뷰] '싸움의 기술' 고수의 생각과 행동을 볼수 있는 명작

 영화 싸움의 기술을 본다본다 하면서 미루다가 결국 오늘 제대로 끝까지 봤다.

 역시 백윤식의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듯하다.. 보는 내내 그의 말투를 따라하게 되면서 특유의 포스에 감탄을 하게 되었다.

 백윤식이 한 말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인생이 원래 싸움이다'라는 대목이다.
"싸움이 주먹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인생 자체가 싸움인거야."  

 이 영화를 보다보면 싸움의 기술이 정말 다양하다. 그러나 실제 싸움에서 그 기술이 통용되느냐의 유무보다는 싸우는 사람의 정신력과 그 의지가 더 중요한것 같다. 비록 힘과 기술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그것을 뛰어넘는 정신력이 있다면 남주인공 송병태가 영화의 처음 나오는 장면처럼 맞고만 다녔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또 다른 인상 깊은 장면은 오판수(백윤식)의 싸움실력을 목욕탕에서 우연히 알게 된 송병태가 그에게 싸움의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장면이다.가르쳐주기를 꺼려하는 오판수에게 진심으로 싸움의 기술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의 자세를 송병태는 보여준다.

 결국 싸움의 기술을 배우겠다는 의지를 마치 오디션에서의 합격처럼 인정받은 후에 모든 기술을 전수하기 시작한다. 영화상에서 잘은 나오지 않지만 싸움판에서 꽤나 유명했음직한 오판수(백윤식)에게서 싸움의 정석을 배우는 동안 송병태는 드디어 국민약골에서 싸움짱으로 거듭나게 되는데...


 오판수와 송병태의 아버지가 만나서 대화하는 장면도 중요하진 않지만 나에겐 인상 깊었다. 커피를 마시는 오판수의 팔에 새겨진 흉터를 유심히 보는 송병태의 아버지 병호(영화상에서 형사역할) 그리고 그런 상대의 눈을 놓치지 않고 관찰하는 오판수. 보통 커피를 마시면서 커피잔을 보게 되어있는데도 자연스럽게 상대(병호)의 눈을 살피는 오판수...! 그 관찰속에서 상대방의 모든 행동과 생각까지도 꿰뚫는 듯한 오판수의 눈빛!!

 이 영화에서 씁쓸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장면이 있다. 바로 병태의 친구 재훈(박기훈)이 고등학교 싸움짱 '빡구'에게 너무 많이 맞아서, 살려달라며 그가 뱉은 울트라 쇼킹 킹왕짱 가래침을 핥은 장면이다. 더이상 맞기 싫어 가래침을 핥아버리는 재훈을 '더러운 새끼' 라고 하며 더욱 심하게 때리는 빡구의 모습을 보면서, 역시 실력이 없으면 이렇게 힘이 있는 사람한테 밟혀서 사는것이 인생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인상 깊었던 명장면은 한참 싸움이 벌어진 상황에서 빡구가 오판수의 등에 칼을 찔렀고, 그 칼을 빼서 태연하게 웃으며 '아니 이 칼이 왜 여기꽂혔어. 드라이(양복을 지칭) 했는데...' 라는 오판수. 그러면서 병태에게 다정한 눈빛으로 '맞으면서 크는거야.' 라는 마지막 싸움의 강의를 하는 오판수를 병호(병태 아빠이자 형사)가 총으로 쏘는 장면이다. 총에 맞은 오판수에게 다가가기 위해 병태는 발버둥을 치지만 경찰들이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그런 병태를 웃으며 돌아보다가 쓰러지는 오판수... (이때 그가 죽는줄만 알아서 슬펐다.)

 '싸움의 기술' 이라는 영화는 보면 볼수록 더 많은 것이 보이는 작품인 것 같다. 나도 앞으로 이 영화를 몇번 더 볼 생각이다. 오판수의 깔끔하고 담백한 고수의 포스를 보여주는 멋진 영화. 이 영화를 진심으로 추천한다!!